연말을 맞이하여 연차가 많이 남았으므로 다 쓰지는 못하더라도 절반 정도는 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휴가를 잘 보내기 위해서 책을 4권 샀습니다. 2권은 철학 책이고 1권은 역사서, 1권은 소설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너무 소설만 읽은 것 같아서 부족한 인문학적 지식을 채우고자 철학 책을 두 권 샀습니다. 그 중에 먼저 마키아벨리가 저술한 군주론으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알베르 카뮈의 시시포스 신화를 읽을 때처럼 중도에 포기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군주론은 제법 잘 읽혔습니다. 마키아벨리에 대해서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예전에 했던 PC게임인 창세기전에 이름이 나와서 알고 있던 것 외에는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 게임에 체사레 보르자라는 인물도 나오는데 실존 인물인 줄은 몰랐습니다. 마키아벨리에 ..
맨 부커상의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1980년 5월 광주 항쟁에 대해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를 읽었습니다. 소설은 한강 작가의 매우 밀도 높은 취재를 통해 그 날 벌어졌던 일들을 재구성하여 쓰여져 있었습니다. 이제 고작 40년 정도 흐른 그 날의 일 들이 매우 선명하게 다가와서, 비록 그 날들을 겪었던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온전히 헤아릴 수는 없으나 슬픔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1980년에 덧없이 쓰러진 동호는 소설 속 여러 인물들에게 다양하게 각인되어 잊혀지지도 않고 수시로 그들의 기억 속으로 다가갑니다. 그리고 이제 이 소설을 읽은 우리들에게도 그 소년이 올 겁니다. 이 밑으로는 소설의 내용과 더불어 제 개인적으로 느낀 해석을 적을 예정으로 책을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이나, 내용을 미리 알고 싶지 ..
매 년 노벨 문학상의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를 읽었습니다. 그의 다른 장편 소설인 '1Q84'와 마찬가지로 권 당 무지막지한 장 수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그 우악스런 양에도 불구하고 잘 읽히는 게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들의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이렇게 잘 읽히고 매력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넘쳐나는 상징들과 모호한 주제 의식은 변하질 않는 것 같습니다. 김영하 작가님이 쓴 산문집 시리즈를 보면 '도대체 뭔 얘기야?', '말하려는 게 뭐야?' 이런 생각을 가지게 하는 작품의 주제를 찾기 힘든 작품들이 좋은 작품이라고 했습니다. 독자로부터 작가가 겹쳐 놓은 여러 겹의 레이어 위에서 많은 것들을 발견하게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
오랜만에 서점에 들려 책을 네 권 사왔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읽은 책이 알베르 카뮈가 쓴 '시시포스 신화'입니다. 그렇게 3분의 1 정도를 읽은 후 책을 다시 덮었습니다. 호기롭게 사기는 했는데 너무 난해하고 내용도 이해가 안가다 보니 이게 책을 읽는 건지 염불을 외는 건지 모를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나중에, 물론 다시 안 읽을 수도 있지만 다른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 다른 책이 바로 '페스트'입니다. 페스트도 읽기 좋은 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시시포스 신화보다는 나았습니다. 결국엔 다 읽었으니까요. 이방인과 비교해보면 이야기 서술구조도 나름 뚜렷하고 보여주고자 했던 것도 분명해 보입니다. 물론 누군가가 저에게 책이 어떠냐고 물어본다면 정말 더럽게 재미없고 추천해주고 싶지 않다고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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