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서점에 들려 책을 네 권 사왔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읽은 책이 알베르 카뮈가 쓴 '시시포스 신화'입니다. 그렇게 3분의 1 정도를 읽은 후 책을 다시 덮었습니다. 호기롭게 사기는 했는데 너무 난해하고 내용도 이해가 안가다 보니 이게 책을 읽는 건지 염불을 외는 건지 모를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나중에, 물론 다시 안 읽을 수도 있지만 다른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 다른 책이 바로 '페스트'입니다. 페스트도 읽기 좋은 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시시포스 신화보다는 나았습니다. 결국엔 다 읽었으니까요. 이방인과 비교해보면 이야기 서술구조도 나름 뚜렷하고 보여주고자 했던 것도 분명해 보입니다. 물론 누군가가 저에게 책이 어떠냐고 물어본다면 정말 더럽게 재미없고 추천해주고 싶지 않다고 얘..
제가 어릴 때 김주혁이란 배우를 스크린에서 본 일은 단 영화 두 개 뿐이었습니다. 하나는 ‘광식이 동생 광태’이고 다른 하나는 ‘아내가 결혼했다’ 였습니다. 두 영화를 보면서 김주혁이란 배우를 생각했을 때 저에게 든 생각은 마치 원래 알고 있는 옆집 형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는 좋아하는 여자에게 고백도 하지 못하고 그 여자가 결혼할 때까지 용기를 내지 못한 남자, 아내가 결혼했다 에서는 부인이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 했을 때에도 결국에는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저는 그가 흔히 우리 곁에 있는 소시민 같은 역할을 무척 잘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 생각은 틀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매 주 일요일에 방영되는 1박 2일을 보면서 김주혁이란 배우를 다시 보게 되면서 그가 정말 제가 생각..
10일간의 긴 연휴를 맞이하여 도서관에서 책 두 권을 빌려왔습니다. 고향에 가서도 읽을 거라고 생각하고 책을 두 권 다 들고 갔으나 역시나 고향에서는 읽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법인가 봅니다. 그래도 고향에서 돌아와서는 끝끝내 한 권은 다 읽었으니 만족합니다. 소설 '검은 꽃'은 1905년에 마이어스라는 영국인에게 속아 멕시코의 농장으로 팔려간 1033명의 한국인들의 이민사를 그려 낸 작품입니다. 머나먼 이역만리의 낮 선 땅에서 조국이 잊어버리고 끝내는 그 조국조차도 없어져버린 한국인들의 슬픈 역사가 김영하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흥미롭게 그려져 있습니다. '검은 꽃'이라는 제목의 의미가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검은낭아초'라는 검은 장미가 나오더군요. 거기에 대한 부..
김영하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고 해서 두 차례 서점에 찾아갔을 때는 이미 다 팔린 후여서 삼고초려 한 끝에 사온 '오직 두 사람'을 읽었습니다. 책 내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책의 제목과 맨 앞장에 쓰여 있는 아내에게 바치는 헌사를 보고서는 마음 따뜻해지는 연애 소설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7편의 단편 소설들이 엮어 있었습니다. 공통적으로 소설 속에서는 뭔가를 상실한 사람들의 얘기가 적혀 있었고 상실 된 것을 찾기만 한다면 잘 돌아갈 줄 알았던 일상이 더 버티기가 힘들어 지는 모습이 보여집니다. 모든 단편들에 대한 감상을 적을 수는 없으니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아이를 찾습니다'를 통해서 감상을 적고자 합니다. 이 밑으로는 소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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