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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포스 신화 책 커버

 예전에 쓴 글들을 하나 씩 돌아 보며, 내가 이 책을 대체 언제 샀었더라 하고 돌아 보니 무려 2017년이더군요. 벌써 9년이나 지나 버렸습니다. 그 당시 카페에서 이 책의 3분의 1을 읽으면서 졸았던 기억이 아직도 선한데, 9년이 지난 지금 결국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긴 세월 돌아왔네요. 우연히 지인들과 카페를 가게 되었는데, 9년전의 제 나이와 같은 나이인 친구가 이 책을 가지고 왔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을 저 말고 본적이 없어서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9년 전의 나는 이 책을 보며 졸고 있었는데,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그 친구를 보며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제는 나이가 좀 더 들어서 인지 책에 대한 내용들이 나름 명징하게 들어 왔습니다. 다시 한번 이 책을 읽게 해준 제 귀여운 친구에게 감사와 존경을 담아 책에 대한 감상을 적어보려 합니다. 

 

 부조리란 무엇인가, 부조리라는 단어보단 제가 느끼기엔 불합리가 더 와 닿는 단어인 듯 합니다. 물론, 사전적 정의를 보면 부조리 자체가 합리에 맞지 않다 이긴 한데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그렇다면, 불합리는 무엇인가? 작게는 어릴 때 내가 잘못하지 않았는 데도 전후상황을 보지 않고 혼나는 상황부터 크게는 갑자기 들이 닥치는 천재지변까지 다 불합리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누구나 인생이 공평하길 원하지만, 로또에 당첨되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그 돈이 간절한 사람들이 담청되지 않는 것처럼 인생은 불합리한 상황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베르 카뮈는 이러한 불합리를 보며 처음부터 진정하게 고민해야 될 것은 자살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인생이 이토록 불합리하다면 과연 살아갈 가치는 있는 것인가? 내 생에 의지를 가진다 할지라도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돌아가는 이 세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인가? 그에 대해 누군가는 명량하게 결말을 내는 것으로 끝을 맺었고, 누군가는 신에게 의지하는 것으로 결론을 지었고, 저마다의 해석으로 종결을 짓고자 노력해왔던 흔적들을 책 속에서 보여줍니다. 알베르 카뮈는 이러한 태도가 옳지 않다는 견해를 가진 사람이었고, 이 부조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자신만의 사유와 반항 또는 예술로 승화시키며 자살을 하지 않고도 생은 이어 나갈 가치가 있다고 얘기를 합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굴러 떨어지는 돌을 끝없이 올리는 시지프에 대해 얘기하며 우리는 시지프가 행복하다고 상상해야만 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알베르 카뮈보다는 니체가 저한테 더 잘 맞는 듯 합니다만, 인생이 불합리의 연속이라는 건 어쩔 수 없기 때문에 그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 발버둥 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지금 주어진 삶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 그것이 예술이 되었든, 먹는 것이 되었든, 달리는 것이 되었든, 낭비하지 않는 다는 것. 그리고 깊게 사유하고 통찰하는 것. 그것말고 할 수 있는 게 더 있을까요? 

 

 드디어, 9년에 이르러 시지프의 신화를 다 읽었기에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미뤄왔던 코스모스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읽을 때가 온 듯 합니다. 이 책들이 나의 불합리한 인생 속에 살아갈 이정표를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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