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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책 커버

 우연히 영풍문고에 들렀을 때 산 3권의 책 중 하나입니다. 사게 된 이유는 당연히 믿고 보는 김영하 작가님 책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더 끌렸던 건 그 파괴적인 제목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신체발부 수지부모를 지양하는 유교의 나라에 이런 제목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끌린 건지 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고 나서 알아보니 제목의 유래는 프랑스의 소설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마약 소지로 체포되었을 때 법정에서 한 말이라고 합니다. 

 이 밑으로는 소설의 내용과 더불어 제 개인적으로 느낀 해석을 적을 예정으로 책을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이나, 내용을 미리 알고 싶지 않은 분들은 바로 백스페이스를 누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전에 읽은 '작별인사'의 경우 제목 그대로 이별에 대한 얘기를 담고 있었는데, 이번에 읽은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자살에 대한 얘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자살 청부업자가 자신들의 고객에 대한 얘기를 풀어 나가고 그가 모든 일을 끝내고 난 후 당분간은 쉬고 싶다는 얘기로 끝을 맺습니다. 읽고 나서 드는 느낌은 영화 '비트'를 본 적은 없지만 비트를 보면 이런 기분일까 싶었습니다. 아니면 책으로 따지면 '호밀밭의 파수꾼'을 본 기분? 

 

 요새 한 철 지나긴 했지만 한창 유행했던 '중2병'이란 단어가 있었는데, 중학교 2학년 때 사춘기가 극에 달한다고 하여 그런 말이 붙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인생은 이 책에 담겨진 모습처럼 30대에도 방황하고 있고, 20대에도 10대에도 방황했었습니다. 그 때 생각했던 충동적인 감정들, 환희, 분노, 갈망 그리고 찾아오는 허무와 같이. 지금은 이제 곧 40대를 바라보고 있으므로 조금은 성장한 것도 같은데 아직도 종종 방황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 놈의 방황이란 대체 언제 쯤 끝나는 건지. 책의 마지막에 자살 청부업자는 휴식을 떠나며 한 마디 합니다.

 왜
멀리 떠나가도 변하는 게 없을까.

인생이란.

 막상 책을 읽을 때는 약간 몽롱하고 졸렸는데, 끝에 이 문장을 읽으니 무언가 속에서 꿈틀했던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멀리 떠나도 변하는 게 없을까요. 참, 인생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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