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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감상

내게 무해한 사람

Normal_One 2020. 12. 13. 20:47

 

 

  아주 오랜만에, 시간으로 따지면 1년 3개월 만에 제대로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안 읽은 것은 아니지만 다 읽히지가 않아서 쓸 거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오랜만에 끝까지 책을 다 보게 되었습니다. 사람과 사람 간의 인간 관계는 참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때때로 서로에게 즐거움도 감동도 위로도 주지만 알게 모르게 상처도 아픔도 주게 됩니다. 이런 인간 관계들에 대한 다양한 모습들이 적혀 있는 소설이 바로 내게 무해한 사람이었습니다.

 이 밑으로는 소설의 내용과 더불어 제 개인적으로 느낀 해석을 적을 예정으로 책을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이나, 내용을 미리 알고 싶지 않은 분들은 바로 백스페이스를 누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내게 무해한 사람은 7개의 단편 소설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내게 무해한 사람'은 단편 소설 중에 하나인 '고백'에 나오는 한 문장에 나오는 단어들입니다. 그 문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넌 내게 무해한 사람이구나.

 

 자신이 상처받는 것까지 감수하면서 타인을 포용하려는 진희의 모습을 보고 미주는 위와 같은 말을 합니다. 그러나 이후에 진희는 자신이 레즈비언이란 사실을 절친하게 지내던 주나와 미주에게 털어 놓았고, 주나는 말로 그리고 미주는 표정으로 진희를 밀어 냈습니다. 결국 자신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을 깨달은 진희는 몇일 뒤에 받아주지 않는 세상을 뒤로 하고 목숨을 버립니다. 이 후 미주와 주나는 서로 모른 채 지내게 되고, 대학생이 된 후 우연히 만난 공원에서 서로를 비난하고 헤어지게 됩니다. 이런 일을 수사가 된 예전 남자 친구 종은에게 털어 놓는 게 단편 소설 고백의 내용이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인간 관계에 대한 내용들이 전반적으로 적혀 있는 소설이 바로 ‘내게 무해한 사람’이었습니다. 소설 내용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에게 상처도 주고 아픔도 주고 위로도 되어주고 감동이 되기도 합니다. 원래 인간 관계라는 것이 늘 좋을 수는 없는 법이라 때로는 서로에게 아픔이 되고 때로는 서로에게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들이 흘러가 언젠가는 서로에게 무해한 사람이 될 수도 있겠죠. 저는 겁이 많아서 더 망가지기 전에 도망가는 것을 택하곤 합니다만 한편으론 더 부딪혀야 하지 않았나 싶을 때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도망가기 보다는 망가지는 것도 선택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할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코로나로 온 세상이 어지러운 와 중에 오늘은 눈 발까지 거세어 나가고 싶지 않아 저절로 거리두기를 한 날이었습니다. 다 들 코로나 조심하시고 거리 두면서 행복한 연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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