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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감상

승자는 혼자다

Normal_One 2017. 6. 25. 14:14



 '연금술사'로 유명한 파울로 코엘료 작가의 '승자는 혼자다'를 읽었습니다. 이제까지 읽어 온 파울로 코엘료의 여러 소설들과는 유형이 다른 소설이었습니다. '연금술사'의 산티아고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진리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의 베로니카는 정신병원에 들어가면서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는 사랑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보통의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들은 이렇듯 진리 혹은 진정한 사랑들을 찾아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승자는 혼자다'는 지금까지의 구조와는 다르게 잘못된 방향을 알려주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승자가 되는 자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밑으로는 소설의 내용과 더불어 제 개인적으로 느낀 해석을 적을 예정으로 책을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이나, 내용을 미리 알고 싶지 않은 분들은 바로 백스페이스를 누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러시아의 이동통신회사 사장인 '이고르'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내 '에바'에게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전하려 합니다. 그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 '살인'을 하려 합니다. 그의 첫 타겟은 거리에서 물품을 파는 젊은 처녀였고 그녀를 살인하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됩니다.

  소설은 칸에서 벌어나는 다양한 사건들과 인물들을 통해 전개됩니다. 제가 생각한 '승자'가 될 자격이 있는 인물은 총 3명입니다. 자신을 떠나 유능한 디자이너인 '샤미드 후세인'에게 떠난 아내 에바에게 메시지를 전달하여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을 원하는 '이고르', 칸 영화제에서 캐스팅되어 세계적인 배우가 되고 싶은 '가브리엘라', 고향에서 끔찍한 일을 겪고 난 후 모델이 되기로 결심하고 애인인 여성 디자이너와 함께 하는 '재스민 타이거'. 

 
이고르는 자신의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음울하고 비정한 소리에 계속 귀를 기울입니다. 그리고 에버에게로 메시지가 가지 않았다고 생각한 후 살인을 더 저지르기 시작합니다그의 두 번째 타겟은 자수성가한(사실 마피아의 후원을 받고 있는) 영화 배급업자 입니다. 이고르는 두 명의 경호원으로부터 보호받는 그를 간단하게 처리한 후 사라집니다.
 
한편 가브리엘라는 자신과 같은 처지인 여러 명의 배우들과 함께 작은 방 안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 대배우가 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슈퍼 클래스들이 여는 연회에 참가하거나 아니면 영화 오디션에 참가하거나 해서 확실히 성공할만한 영화에 출연하고자 합니다그 와중에 가브리엘라는 한 영화 오디션 참가 제의를 받게 됩니다. 오디션에 합격한 가브리엘라는 영화의 감독과 유명한 배우를 만나게 되고 자신이 대배우가 되는 행복한 상상을 펼치게 됩니다.
 
쟈스민 타이거는 유년기에 우연히 친구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 사건을 목격하고 난 후 고향에 있기를 꺼려하게 된 쟈스민은 자신에게 모델 제의를 한 두 명의 사람에게 연락하게 됩니다그러다가 두 번째로 제의를 한 디자이너를 만나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 쟈스민은 그녀의 패션쇼가 열린 칸에 머물게 됩니다

 
이고르의 살인 사건은 멈출 줄 모르고 폭주한 기관차처럼 진행됩니다. 영화 배급업자가 죽어버려서 희망을 잃게 된 영화 제작자를 살해하고, 독극물을 넣은 서류를 통해 가브리엘라가 출연하기로 한 영화의 감독과 유명 배우를 살인합니다. 이고르 자신도 자기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라고 문득 생각하지만 이내 무시하고 자기 합리화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에바와 후세인을 만나러 후세인의 연회로 향합니다
 
가브리엘라가 출연하기로 한 영화는 유명 디자이너인 후세인이 후원해서 제작되는 영화입니다. 유능한 감독이 제작하고 유명 배우가 출연하며, 유명 디자이너가 후원하는 이 영화는 자신을 대배우로 만들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만, 어딘가 모르게 일말의 두려움이 그녀에게 엄습합니다. 그녀는 애써 그 두려움을 무시하며 후세인의 연회에 참가합니다.
 
쟈스민은 칸에 머물면서 모델로 더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잡습니다. 후세인의 눈에 들어온 그녀는 자신의 애인인 디자이너를 떠나 후세인의 패션쇼에 메인으로 설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그녀의 애인인 디자이너는 쟈스민의 더 큰 성공과 자신의 브랜드의 성공을 위해 쟈스민을 후세인의 패션쇼에 전담으로 서게하는 계약에 사인합니다. 계약이 성사됨에 따라 쟈스민 또한 후세인이 여는 연회에 참가하게 됩니다.
 
세 명의 승자가 될 자격이 있는 인물들은 연회에서 한 자리에 만나게 됩니다. 이고르는 자신의 마지막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후세인과 에바에게로 향합니다. 후세인을 도발하는 것에 성공한 이고르는 에바와 후세인과 함께 연회장을 나가 해변가에서 얘기를 나눕니다. 그리곤 준비한 총으로 후세인과 에바를 살해합니다. 이고르는 결국 승자가 되었습니다.
 
가브리엘라는 아직 후세인이 죽은 것도, 자신이 참여할 영화의 감독과 유명 배우가 죽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자신이 유명한 배우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 연회장에서 혼자 취해 있습니다. 가브리엘라는 연회에 참가한 오늘만은 승자가 되었습니다.
 
쟈스민은 연회장을 떠나 자신의 애인에게 갔습니다. 쟈스민은 그녀의 애인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며 후세인의 패션쇼에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디자이너는 그녀와 함께 성공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쟈스민은 패자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소설은 끝이 납니다. 승자들은 혼자 남게 되었습니다. 패자가 된 쟈스민은 그녀의 애인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승자들은 끝끝내 승리를 쟁취하였으나 그들이 과연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들에게는 더 큰 외로움과 불안만이 남았습니다. 패자인 쟈스민은 혼자가 아닙니다. 사랑하는 애인이 옆에 있으며 앞으로 더 큰 행복을 애인과 함께 보낼 것입니다.
 
소설은 승자의 외로움과 허무, 슈퍼 클래스들과 칸의 화려함과 반대되는 어두운 이면을 보여줍니다. 특히 이고르는 연금술사의 주인공인 '산티아고'의 안티테제로 잘못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인 인물로 승자가 되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보여줍니다작가인 코엘료는 이전처럼 진리를 찾는 얘기보다는 현대 사회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패자가 되어도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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